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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워치] 2026 선거범죄 리포트: 기부행위

KINN 2026.06.02
내일(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립니다. 코트워치는 선거에 앞서 2020년부터 2026년 사이 선거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당선자 268명의 판결을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유·무죄 판단과 양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현행 공직선거법과 법원 판결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연속보도를 통해 살펴봅니다.

법원이 인정한 ‘기부행위’ 예외 사유

선거 후보자나 당선인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기부행위가 금지된다. 기부행위란 상대방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품 제공 대상은 개인이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특정 행사 참석자와 같이 불특정 다수도 해당할 수 있다. 금품 제공 행위와 선거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아도 처벌이 가능하다.1다만 공직선거법은 기부행위의 예외가 되는 몇 가지 사유를 법에 명시한다. ▲통상적인 정당 활동 관련 행위 ▲의례적 행위 ▲구호적·자선적 행위 ▲직무상 행위 ▲법령에 근거한 금품 제공 행위 등이다.코트워치가 분석한 금품 관련 선거범죄 사건 125건 중 37건에서도 ‘기부행위의 예외 사유’를 핵심 쟁점으로 다뤘다.2 이 중 12건은 예외 사유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하거나 일부 양형에 반영했다.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예외를 인정했을까. 관련 사례를 통해 법원 판단 기준을 살펴봤다.

‘직무상 행위’ 인정되려면 법적 근거 있어야

공직선거법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직무상 행위’란 국가기관 혹은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계획에 따라 예산으로 집행하는 금품 제공 행위 등을 의미한다. 법원은 직무상 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이러한 예외 사유로 무죄가 선고된 사건은 1건이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022년 4월, 취임 2주년 행사를 열어 시청 및 직속기관 직원 1398명에게 떡, 커피, 중식 등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김 시장 측은 직원 격려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로 ‘직무상 행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김 시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1)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까지 공무원들이 야간·비상근무 등을 수행해 온 상황에서 위 행사를 연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2)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업무추진비 규칙)’은 ‘소속 상근직원에게 업무추진에 대한 격려를 위한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고 명시한다. 행사 계획서에는 ‘직원 격려’라는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3) 음식을 제공한 취지가 ‘부서 방문 격려’라는 통상적인 직무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4) 1인당 제공된 물품 금액이 약 3793원으로 소액이다.

5) 업무추진비 규정에 따른 기안·결재·지출 등 적법한 예산 집행 절차를 거쳤다.

법원은 금품 제공 행위가 ‘직무상 행위’로 인정되려면 법령의 규정에 근거한 지출이어야 하고, 예산 사용 계획과 집행에 관한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제공된 물품 금액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정한 기준을 근거로 판단했다.

‘직무상 행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건도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경우다.원 전 지사는 2020년 1월 청년 취업·창업을 지원하는 제주더큰내일센터 소속 직원, 교육생 등 107명에게 피자와 콜라를 제공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원 전 지사 측은 센터에 음식을 제공한 행위가 ‘업무추진비 규칙’, ‘제주더큰내일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한 직무 집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가 재직 당시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선거구민이 운영하는 업체의 죽 세트를 홍보 및 판매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출처: JIBS 제주방송)

그러나 법원은 ‘직무상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해당 조례에 ‘도지사가 센터 직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요건과 절차가 따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 ‘업무추진비 규칙’에서 허용하는 식사 제공 기준을 충족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자체 차원에서 계획하여 집행한 공식 직무 행위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결정해 실행한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상 행위라는 명분으로 이루어지는 선심성 행정행위를 막기 위하여 엄격하게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다. (…) 도지사로서의 직무수행이라는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결국에는 피고인 자신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였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 제주지방법원 2020. 12. 24. 선고 2020고합175 판결

통상적 범위 내로 제한되는 ‘의례적 행위’

이강구 인천시의원은 ‘의례적 행위’라는 예외 사유가 인정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시의원은 2024년 총선 당시 연수구을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자에게 더치커피 500개 등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 시의원은 ‘의례적 행위’임을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에서 의례적 행위는 관혼상제와 같은 의례나 기념행사 등이 있을 때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금품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거나, 평소 다니던 교회나 성당에 헌금하는 행위, 정부 주관 기념일의 기념식에 화환을 보내는 행위 등이다.

‘의정활동보고회·정책토론회·출판기념회 등 각종 행사에서 차·음료를 제공하는 행위’도 의례적 행위에 포함된다. 선관위 규칙이 정하는 금액 범위 내에서, 현장에서 소비되는 용도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며 기념품·선물 제공은 제외한다.

재판에서 더치커피 가격과 지급 방식이 쟁점이 됐다. 1심 재판부는 커피를 공급한 카페에서 판매 중인 더치커피 판매가 9800원으로 가액을 산정했다. 따라서 선관위가 정한 음료 가격 기준인 1000원을 크게 초과한다고 봤다. 또 출판기념회 현장에서 마시는 용도가 아닌 기념품·선물 명목으로 더치커피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출판기념회에 별도의 차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점을 짚었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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